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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편 - 나른한오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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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1,012회 작성일 20-01-17 20:49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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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른한 오후..


소파에 길게 누워..
벽걸이 시계의 똑딱이는 소리가 
거실 가득 매워가는 걸 느끼고
창 밖 골목의 수선거림이 꿈결처럼 들릴 때..

제대한지 두달.. 
난 
할 일이 없다.

집안은 고요하다.
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이 한가득 밀려온 거실엔
은근한 권태만 넘실대고

손가락 하나 움직이기 싫은 게으름에 
거실의 공기마저 날 무겁게 누르는 듯 하다..

“ 오빠야 ~ ! ”

“ 어... ? ”

꼼짝않고 방에있던 동생이 
역시 두 눈에 잠이 주렁주렁 매달려선
날 내려다 보며 말을 건다.

“ 오빠야 나 심심해 우리 놀자.. ”

요녀석은 대학엘 가도 나한텐 맨날 어리광이다.
아직 신입생이라 그런가 ? 

“ 싫어.. ”

“ 아이.. 놀자.. 응 ? 오빠..오빠야.. ”

갑자기 손을 뻗어 겨드랑이를 간지린다.

“ 아 싫어~! 귀찮아 저리가 ”

“ ..... ”

간질이던 손길이 귀찮아져 
휙 뿌리쳐 버리곤 돌아누웠다.

“ .... ”

“ .... ”

등 뒤로 새근대는 숨결이 흔들린다.
..어휴... 삐졌나 ? 
어릴 때부터 유난히 내게 어리광을 부리던 동생..
다 큰게 아직 어리광이라니..

하지만..
동생에게 난 약하다.
얼마나 귀여운데..

“ 지선아 화났어 ? ”

“ 몰라 ”

몸을 돌려보니 쇼파밑에 무릎꿇고 앉아
날 째려보던 입술이 삐죽 솟았다간 햇살에 비쳐
반짝 빛났다.

“ 오빠 피곤해서 그래.. 혼자 놀아 응 ? ”

“ 혼자 모하구 ? 그럼 팔 베게 해줘 조용히 있을께 ”

요녀석은 다 큰 기집애가..
..아빠가 없어서 그럴까.. ?

어릴때부터 늘 그랬다.
친구랑 싸우거나 울적할 때..
고등학생이 되고 난 후도 가끔씩..
내 품에 파고들며 팔 베게 해달라고..

작은 몸집에 유난히 귀여운 눈을 보면 
왠지 안쓰런 마음에 동생을 꼭 안아주곤 했다.
어쩔 땐 딸 같기도 하고..

“ 엄마한테 걸리면 혼날려구.. ”

“ 후훗.. 엄마 오면 얼른 일어나면 되지 ”

어느새 소파위로 기어 올라와 내 팔을 휙 당기곤 
얼굴을 묻는다.

내가 군대 가기 전쯤 고등학생이던 동생과 팔 베게하고 잠든 걸
엄마가 보고는 우리 둘에게 그러셨다.

< 앞으론 그러고 있지 말아라.. 이젠 다 커서 그러는 게 아니다.. > 

엄마도 참.. 우릴 뭘로보구..
아직 동생이 여자로 느껴진 적 없다.

그런 느낌이면 이렇게 팔을 내줄 수 있을까..?

나른한 오후에
동생에게 팔을 내주고
비좁은 소파에 
나란히 누워있다.

똑딱 똑딱..
아무소리 없다.
위잉.. 
파리의 날겟소리가 저렇게 컸던가 ? 

요녀석은 자는지. 숨소리조차 안들린다.
고개를 돌려 지선이의 얼굴을 봤다.

맑고 고운 이마
감긴 눈 위로 촘촘히 돋은 속눈썹..
겨드랑이 깊이 파묻은 코 끝으로 
약한 숨결이 배어나오고..

문득 한 손을 뻗어 얼굴위로 흘러내린 머릿결을
가만히 귀 뒤로 넘겨줬다.

꿈틀..

살짝 움직이는가 싶더니 손을 뻗어 내 몸을 휘감고 꼭 기대온다.
자그만 어깨 .. 
그러고 있다가 깜빡 나도 잠이 들었다.

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

얼마나 지났을까..?
반바지 아래 허벅지로 형언할 수 없는 몽실한 따스함에
서서히 잠에서 깨어났다.

뭘까....

일어나진 않고 의식만 깨어나 
하늘로 붕..뜨는 것 같은 야릇한 감촉을 느끼고있다.
곁엔 여전히 코를 파묻고 잠든 동생이 있고..

점점 의식이 밝아오며 
그 이상야릇한 느낌을 주는 실체를 알아냈다.

지선이의 허벅지..
반바지 아래 매끄럽게 뻗어난 다리 한쪽을 
모로 기대 누워 살짝 내게 올린 
동생의 다리..

서로의 안쪽 허벅지가 맨살을 드러낸 채 꼭 붙어있고.. 
어느새 커졌는지 맹렬하게 간닥대는 성기가 팬티에 눌려
아려왔다.

이상한 낭패감..

거의 동시에 두가지 생각이 밀려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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